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열흘간 서울 면적의 3분의 1을 태운 울진 삼척 산불이 발생한 지는 두 달이 넘었지만, 여전히 현장은 불 탄 상태 그대로입니다. <br> <br>특히 자연회복을 기다릴지 불탄 나무를 싹 베어내고 인공조림을 할지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배유미 기자입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지난 3월, 열흘 동안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경북 울진군입니다. <br> <br>이곳은 지금도 화마로 인한 상처가 여전한데요,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.<br><br>불이 지나간 산등성이는 온통 시커멓게 변했고, 타버린 나무 아래 맨 흙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. <br> <br>도로변 숲도 누렇게 변했습니다.<br><br>마을에도 상처가 여전합니다.<br> <br>타버린 가스통은 그대로 방치돼 있고, 불에 탄 세간살이가 눌러붙어 있습니다. <br> <br>농사 짓고 송이도 캐며 산과 어우러져 살던 주민들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. <br> <br>[이윤호 / 경북 울진군] <br>"송이 해놨는데 불에 다 타고 뭐 남았겠어요. 이제 송이도 못 따먹고 굶어죽게 생겼어." <br> <br>이 곳은 아직 불에 탄 집을 치우지도 못했는데요. <br> <br>집주인은 축사에 남은 소를 돌보기 위해서천막에서 지내고 있습니다. <br> <br>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울진,삼척 산불 복구에 정부는 예산 4천17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. <br> <br>이중 3천200억 원은 불에 탄 나무를 베고 새 나무를 심는 데 쓸 예정입니다. <br><br>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산림청이 주도하는 벌채 작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숲이 스스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겁니다. <br> <br>실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나무에서 새순이 올라와 초록색으로 물들고 있습니다. <br> <br>[남계순/ 경북 울진군] <br>"완전히 탄 나무 중에서도 위에 수꽃이 올라온 게 있어. 벌채가 들어오면 (나무를) 싸그리 베어 낼 거에요. 그러니까 안된단 말이지"<br><br>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강원 고성군의 경우, 인공벌채한 숲이 나무 밀도는 더 높지만, 죽은 나무를 그대로 둔 곳의 생태계가 더 빨리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<br> <br>[정연숙 / 강원대 생명과학과 교수] <br>"자연복원이라는게 훨씬 빠릅니다. 땅속에 남아있던 뿌리나 종자로 부터 발아해서 시작하니까요. 자연적으로 복원되면 활엽수림(내화림)으로 복원돼요." <br> <br>반면 벌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. <br> <br>장마철 죽은 나무가 쓰러져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겁니다. <br> <br>산림청은 학계와 주민 등 의견을 수렴해 오는 11월까지 복원 계획을 마련한다는 입장, 더욱 건강한 숲을 되찾기 위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배유미입니다. <br> <br>영상취재 : 김건영, 우태하(스마트리포터) <br>영상편집 : 이재근<br /><br /><br />배유미 기자 yum@donga.com